ESG에 253조원 쏟는 로베코 "에너지 전환기 한국이 승자"

입력 2023-12-10 12:34   수정 2023-12-10 12:35


“청정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승자가 될 겁니다. 한국 기업들은 화석연료 의존성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카린 반바드비크 로베코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로베코는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자산 1810억유로(약 258조원)를 운용하고 있는 네덜란드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다. 전체 자산 중 98%인 1780억유로(약 253조원)를 자산 운용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통합하는 활동에 투입하고 있다.

“ESG뿐 아니라 SDG도 눈여겨 봐야”
로베코는 ESG 규제가 강력한 유럽에서도 발 빠르게 지속가능성에 투자했던 자산운용사로 꼽힌다. 1998년부터 ESG 관련 데이터를 투자 평가에 활용했을 정도다. 이 운용사는 SDG(지속가능개발목표) 영역도 개척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가별 SDG 관련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는 ‘오픈액세스 이니셔티브’ 서비스를 공개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사뿐 아니라 학계, 언론계에서도 이 SDG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 기업들에 대해서도 -3점부터 +3점까지 점수를 구분해 SDG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선 SDG 지표가 ESG 지표보다 더 적합하다는 게 로베코의 설명이다. 반바드비크 CEO는 “ESG는 기업의 수익성에 환경·사회·정책적 요소 등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라면 SDG는 기업이 사회와 자연에 미치는 영향력을 드러내는 지표”라며 “SDG 지표를 통해 이미 친환경적인 기업들이 더 친환경적으로 바뀌고 있는지를 정량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바드비크 CEO는 한국 기업들이 국가별 SDG 지표 개선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2차 전지와 반도체 기술이 에너지 전환기에 지속가능성 투자를 실현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유럽에서 정부 규제와 시장 자율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았던 로베코의 경험을 살려 한국 기업들이 재무 성과와 지속가능성 영역을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돕겠다”

“ESG 공시는 그린워싱 해소에도 긍정적”
로베코는 정부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물 사용량 줄이기와 폐기물 처리에 관한 의견을 한국 정부 부처에 제안해 환경 관련 모범 사례를 구축하고 있다는 게 반바드비크 CEO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ESG 규제 기준이나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은 지역에서도 지속가능성 투자에 관한 지식과 전문성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ESG 공시 의무화 추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반바드비크 CEO는 “ESG 데이터가 공시되면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가용정보가 많아진다”며 “이를 통해 그린워싱(환경에 이롭지 않은 경영 활동을 친환경적이라고 포장하는 행위)에 당할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일고 있는 ‘안티 ESG’ 움직임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ESG 물결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다. 안티 ESG는 투자 의사 결정에서 ESG 요소 대신 수익 극대화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기조다. 반바드비크 CEO는 “세계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사회·정치적 사건들로 인해 전반적인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이 미뤄질 순 있겠지만 이를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주처럼 지속가능성 투자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지역이 있는 만큼 안티 ESG를 미국의 전반적인 흐름으로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로베코는 파리협약에 맞춰 2050년 내에 탄소 배출량을 없애는 ‘넷제로’를 추진하고 있다. 이 자산운용사가 투자한 기업들 중 85%가 넷제로와 관련해 명확한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게 반바드비크 CEO의 설명이다. 그는 “로베코는 고객들에게 최대 수익을 제공하기 위해 재무성과와 지속가능성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며 “ESG를 통합한 지속가능성 투자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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